
어린 시절 그린 그림으로 반려동물 찾기
퍼스트프렌드를 기획하면서 떠올린 서비스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Budsies입니다.
Budsies는 아이가 그린 낙서나 그림을 실제 봉제 인형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입니다. 그림을 업로드하면 제작자가 그림의 형태와 색을 참고해 세상에 하나뿐인 인형을 만듭니다. 잘 그린 그림인지보다, 그 그림만의 모습과 이야기를 새로운 형태로 옮기는 데 의미가 있는 서비스입니다. Budsies 공식 서비스
그 과정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종이 위에 그려두었던 상상 속 반려동물 친구를 새 가족을 기다리는 보호소 동물들과 연결하면 어떨까.
보호소 동물 입양은 좋은 뜻만으로 시작하기에는 여전히 심리적인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종이 위에 그려두었던 상상 속 반려동물 친구와 닮은 보호소 동물을 만날 수 있다면, 입양을 낯선 선택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만나고 싶었던 친구를 찾는 일처럼 느끼게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꼭 어린 강아지나 고양이가 아니더라도, 내 그림 속 친구와 닮은 성견이나 성묘에게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보호소에 입소한 성견과 성묘는 어린 동물에 비해 입양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연결이 성견·성묘의 입양률을 높이는 데에도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했습니다.
무엇보다 그 과정 자체가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 그린 동물 그림이 없어도 퍼스트프렌드 안에서 직접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면, 동물을 찾는 일이 작은 놀이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보다 복잡했던 그림 인식
처음에는 그림의 선과 색을 분석하고, MobileCLIP으로 동물의 종류와 특징을 추정한 뒤 보호소 동물과 비교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손그림은 실제 동물 사진과 달랐습니다. 검은 선 주변의 픽셀이 털색으로 인식되기도 했고, 품종이나 털색처럼 그림에 없는 정보를 추정하는 과정도 불안정했습니다. 색상 기준과 태그를 바꾸고, 비교할 후보 수와 임베딩 방식도 조정해봤지만 결과를 안정적으로 만들기는 어려웠습니다.
결국 문제는 단순한 보정이 아니었습니다. 실제 사진을 중심으로 학습한 MobileCLIP만으로는 손그림과 보호소 사진의 유사도를 신뢰성 있게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부분을 해결하는 데만 3주 가까운 시간을 쏟았지만,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 뒤에도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습니다.
먼저 출시할 수 있는 기능부터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구조에서 그림으로 찾는 기능을 계속 붙잡고 있는 것보다, 먼저 출시 가능한 기능을 정리해 퍼스트프렌드를 오픈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당분간은 보호소 동물 필터와 이상형 월드컵처럼 동물을 자연스럽게 탐색할 수 있는 기능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림으로 찾는 기능은 손그림에 더 적합한 방법과 검증 기준을 마련한 뒤 다시 시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이브코딩으로 퍼스트프렌드를 기획하고 작업한 지 어느덧 한 달이 되어갑니다. 막히는 부분과 예상보다 어려운 문제를 만나 지칠 때도 있었지만, 보호소 동물들의 사진을 보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이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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