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은 어떻게 불쾌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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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이 깨뜨린 오래된 약속카카오톡이 편리한 서비스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요금을 신경 쓰던 시절에 무료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이후에는 선물을 보내고 돈을 주고받고 본인인증을 하는 일까지 간편하게 바꿨다.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온라인에 일상을 올리기 시작한 사람들도 있었다. 카카오는 사람들이 이미 하던 일을 조금씩 편하게 만들며 생활 안으로 들어왔다.그 과정에서 사업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불편하지는 않았다. 카카오스토리가 싫으면 쓰지 않아도 됐고, 선물하기가 필요하지 않으면 누르지 않으면 됐다. 카카오페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친구와 대화할 수 없는 것도 아니었다. 내게 카카오톡은 메신저였고, 다른 서비스들은 필요할 때 찾아가는 곳이었다.나는 그 구분을 카카오와 사..
왜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듣자마자 책임부터 묻게 되었을까“누가 칼 들고 협박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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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듣자마자 책임부터 묻게 되었을까“누가 칼 들고 협박했냐.”인터넷에서 누군가 자신의 힘든 처지를 호소하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말이다.자신이 선택한 직업이 힘들다고 해서 그 책임을 사회에 돌릴 수는 없고, 투자나 사업의 실패 역시 특별한 외부의 범죄적 개입이 없다면 기본적으로 선택한 사람의 책임이다.나는 이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다만 이 말의 타당성과는 별개로, 타인의 고통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이 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우리는 왜 타인의 고통보다 먼저, 그 책임부터 따지게 된 걸까.누군가는 자신의 일이 힘들다고 말한다.그러면 그것을 듣는 사람은 생각한다.“그래서 나는 안 힘든가?”누군가는 월급이 적다고 호소한다.그러면 다른 누군가는 자신보다 많은 월..
선의의 문장이 조롱의 문법이 될 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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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의 문장으로 매기는 서열“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사람에게 건네는 찬사다. 눈에 띄는 성과를 내거나 높은 자리에 오르지 않아도, 자기 일을 성실하게 해내는 노력에는 인정받을 가치가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그런데 이 문장이 누군가의 싸움을 구경하거나 특정 직업과 집단을 비웃는 말로 쓰인다. 표현은 그대로인데, 그 안에서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각자의 위치’는 저마다 맡은 자리를 뜻하는 대신 상대의 서열을 정하는 말이 되고, ‘최선’은 노력에 대한 인정 대신 그렇게 애써도 결국 그 정도라는 조롱이 된다.원래의 문장은 어느 자리에 있든 그 사람의 노력을 바라봤다. 조롱으로 쓰이는 문장은 그 사람을 특정한 자리에 묶어놓는다. 낮은 위..
별점은 어떻게 품질을 낮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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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모든 것을 별점으로 평가하게 되었을까?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는 제공하면서도, 개인 한 명에게 과도한 처벌권을 주지 않는 리뷰 시스템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현재의 별점 중심 리뷰 시스템은 소비자의 평가권을 보호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의 순간적인 감정을 사업자의 경제적 손실로 변환하는 장치가 되어버렸다.음식은 맛있었지만 젓가락이 오지 않았다.배달이 늦었다.요청사항 하나가 빠졌다.소비자에게는 한 끼의 불쾌한 경험일 수 있다. 그러나 별점 1점은 그 순간이 지나간 뒤에도 남는다. 평균 평점을 떨어뜨리고, 검색과 추천, 이후 소비자의 주문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실제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경제학자 마이클 루카(Michael Luca)는 Yelp의 식당 평점과 실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 별점이 1점 ..
왜 쉬어도 회복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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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쉬어도 회복되지 않을까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이상하게 더 지치는 날이 있다.침대에 누워 영상을 보고,배달 음식을 먹고,휴대폰을 만지며 하루를 보냈다.분명 쉬었는데다음 날에도 아무것도 하기 싫다.우리는 이런 상태에서 보통 생각한다.“아직 충분히 쉬지 못했나?”하지만 어쩌면부족했던 것은 휴식의 ‘시간’이 아니라휴식의 ‘상태’였을지도 모른다.⸻우리는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쉬고 있다고 생각한다.하지만 몸이 멈췄다고 해서뇌까지 쉬는 것은 아니다.숏폼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자극이 들어오고,SNS에서는 수많은 정보를 평가하고 비교한다.알림이 울리면 주의가 이동하고,해야 할 일을 미뤄두었다는 생각은머릿속 한편에 계속 남아 있다.하나하나는 사소하다.하지만 이런 자극과 판단, 주의 전환이 반복되면우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