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고양이를 목록에서 제외해도 괜찮을까
·
First Friend
아픈 고양이를 목록에서 제외해도 괜찮을까새로 등록된 보호소 동물들을 살펴보다 안구가 돌출된 새끼 고양이의 사진을 봤습니다. 퍼스트프렌드를 만들며 아픈 동물들의 사진을 많이 봐왔지만, 이번에는 오래 바라보기도 힘들었습니다. 입양을 알아보러 온 모든 사람에게 이 모습을 먼저 보여줘도 괜찮을지 망설여졌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다른 동물들을 더 둘러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그로 인해 입양의 기회를 놓칠 다른 동물 친구들이 마음에 걸렸고, 사진을 제외하자니 이번에는 이 고양이가 도움받을 기회를 제가 줄이는 것 같았습니다. 홈과 이상형 월드컵의 노출 기준을 정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이런 도덕적 딜레마였습니다.입양을 우선하는 노출 기준퍼스트프렌드는 함께 살아갈 동물을 찾는 사람과..
D의 말 잘하는 법
·
essay
D가 말을 잘하는 법을 물었다. 나는 무슨 말인가 싶었다.D와는 늘 대화가 잘됐다. 상대의 말을 귀담아듣고, 적절한 순간에 반응할 줄 아는 친구였다. 무언가를 신나게 이야기하다 보면 듣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을까 신경 쓰일 때가 있는데, D와 있을 때는 그런 걱정을 별로 하지 않았다. 어떤 상황에서 말을 잘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취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D의 옆자리에는 마흔대 상사가 있었다. 내성적인 사람이지만 먼저 말을 걸어오곤 한다고 했다. 신입을 챙겨주려는 것 같아서 D도 대화를 받아주고는 있는데, 이야기가 좀처럼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상대가 말을 하고 싶어 한다는 건 알겠는데, 자신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너라면 별문제 없을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다가 지난 날의 대화..
퍼스트프렌드를 앱 대신 웹으로 만드는 이유
·
First Friend
앱에서 웹으로 바꾼 이유퍼스트프렌드는 처음에 앱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개발 난이도와 이용자의 사용 경험을 생각했을 때 앱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서비스를 어떤 경로로 알릴지 생각하다 보니, 동물을 보려는 사람에게 앱 설치부터 요구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하게 됐습니다.퍼스트프렌드의 첫 번째 원칙은 보호소 동물과 입양 희망자 사이의 불필요한 허들을 줄이는 것입니다. 관심 가는 동물이 있어 링크를 눌렀는데, 스토어에 들어가 앱을 설치해야 사진과 정보를 볼 수 있다면 그 과정에서 관심이 끊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그래서 앱으로 시작하려던 계획을 바꾸고 웹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인스타그램에서 시작해 가족에게 전달되는 링크처음부터 퍼스트프렌드를 알릴 곳으로 인스타그램을 생각했습니다. 검색으로 ..
공공 API의 보호소 동물 데이터를 입양 희망자의 관점으로 바꾸기
·
First Friend
입양 희망자의 관점에서 다시 본 공공데이터퍼스트프렌드는 입양 희망자가 자신의 생활환경과 바라는 모습에 맞는 보호동물을 만나고, 필요한 정보를 확인한 뒤 보호소 상담과 방문을 거쳐 입양을 충분히 고민할 수 있도록 돕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데이터는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구조동물 조회 서비스를 사용했습니다. 이 API는 구조된 동물의 사진과 품종·나이·성별, 보호 상태, 보호소 정보 등을 제공합니다.하지만 실제로 데이터를 살펴보니 입양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사진이 부족해 동물의 전체 모습을 확인하기 어려웠고 건강 상태나 성격에 대한 설명도 짧았습니다. 연동한 데이터에는 보호소 전화번호는 있지만 이메일이나 온라인 문의 창구는 없었습니다.퍼스트프..
그림으로 반려동물 찾기 서비스
·
First Friend
어린 시절 그린 그림으로 반려동물 찾기퍼스트프렌드를 기획하면서 떠올린 서비스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Budsies입니다.Budsies는 아이가 그린 낙서나 그림을 실제 봉제 인형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입니다. 그림을 업로드하면 제작자가 그림의 형태와 색을 참고해 세상에 하나뿐인 인형을 만듭니다. 잘 그린 그림인지보다, 그 그림만의 모습과 이야기를 새로운 형태로 옮기는 데 의미가 있는 서비스입니다. Budsies 공식 서비스그 과정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어린 시절 종이 위에 그려두었던 상상 속 반려동물 친구를 새 가족을 기다리는 보호소 동물들과 연결하면 어떨까.보호소 동물 입양은 좋은 뜻만으로 시작하기에는 여전히 심리적인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종이 위에 그려두었던 상상 속 반려..
카카오톡은 어떻게 불쾌해졌을까?
·
thinks
카카오톡이 깨뜨린 오래된 약속카카오톡이 편리한 서비스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요금을 신경 쓰던 시절에 무료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이후에는 선물을 보내고 돈을 주고받고 본인인증을 하는 일까지 간편하게 바꿨다.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온라인에 일상을 올리기 시작한 사람들도 있었다. 카카오는 사람들이 이미 하던 일을 조금씩 편하게 만들며 생활 안으로 들어왔다.그 과정에서 사업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불편하지는 않았다. 카카오스토리가 싫으면 쓰지 않아도 됐고, 선물하기가 필요하지 않으면 누르지 않으면 됐다. 카카오페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친구와 대화할 수 없는 것도 아니었다. 내게 카카오톡은 메신저였고, 다른 서비스들은 필요할 때 찾아가는 곳이었다.나는 그 구분을 카카오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