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것들에 대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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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세상에는 불안정하게 태어나는 것들이 있다. 그 존재들은 환경에 따라 안정적이 될 수도 있으나, 환경은 선택하여 태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그것들은 불안정하다. 때문에 안정과 불안정을 나누는 기준은 오롯이 그 존재만으로 안정적일 수 있는가이다.불안정은 행복의 반대편 저울에 놓이기 때문에 행복을 가까이서 찾으라는 어느 철학자의 격언은 불안정한 존재들이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게 만든다. 또한 그들에게 예기치 못한 행복이 불현듯 찾아온다면, 그들의 행복은 자신의 그림자에 쫓기게 된다. 그 행운이 모두 닳아 소모될 때까지 그것을 부정하고 의심한다. 모든 행운이 끝난 뒤, 그 잔재나 흔적 같은 것을 지켜보며 다시 한번 자신이 불안정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나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부..
짐 머피의 《내면 근력》 비평: 내면 근력을 키워주는 책인가, 내면 근력이 있어야 버티는 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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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나는 “이 책 하나면 삶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라는 식의 약장수 같은 자기계발서를 매우 싫어한다. 이번에 읽은 짐 머피의 《내면 근력》이 딱 그러했다. 책은 저자의 이력으로 시작된다. 자신이 최고의 선수들을 코치하고 있으며, 그들이 자신의 방법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고 부상과 슬럼프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독자에게도 세 가지 변화를 약속한다. 자신의 방법을 따르면 한계를 넘어설 수 있고, 삶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으며, 인생을 더 행복하고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내면 근력은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다”라는 한계에 갇힌 사람의 잠재의식을 재설계하는 훈련이다. 결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게 해주며, 성과는 물론 삶의 질까지 근본적으로 바..
기업이 아낀 비용, 고객이 잃은 시간 — ARS와 챗봇을 지나 상담원에게 닿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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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s
상담원에게 도달하기까지 빼앗기는 시간나는 고객센터에 전화할 때마다 불편함을 넘어선 불쾌감을 느낀다. 상담사를 통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일로 전화했는데, 정작 상담사에게 도착하기까지 무의미한 자동응답에 붙들려 꼼짝할 수 없기 때문이다.번호별 안내를 끝까지 들어도 상담원 연결은 나오지 않는다. 내 용건과 가까워 보이는 번호를 누르면 예상했던 일반적인 안내가 다시 흘러나온다. 여기서라도 0번으로 상담원을 연결해주면 다행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물정자와 별표를 누르며 메뉴 사이를 표류한다. 돌아가고, 다시 듣고, 다른 번호를 눌러보다 겨우 상담원 연결을 발견한다.그런데 여기부터가 본격적인 대기의 시작이다. 상담원이 모두 통화 중이라는 안내와 함께 전화가 끊기는 일을 여러 번 겪었다. 대기를 받아놓고도 어느 순간 ..
아픈 고양이를 목록에서 제외해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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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Friend
아픈 고양이를 목록에서 제외해도 괜찮을까새로 등록된 보호소 동물들을 살펴보다 안구가 돌출된 새끼 고양이의 사진을 봤습니다. 퍼스트프렌드를 만들며 아픈 동물들의 사진을 많이 봐왔지만, 이번에는 오래 바라보기도 힘들었습니다. 입양을 알아보러 온 모든 사람에게 이 모습을 먼저 보여줘도 괜찮을지 망설여졌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다른 동물들을 더 둘러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그로 인해 입양의 기회를 놓칠 다른 동물 친구들이 마음에 걸렸고, 사진을 제외하자니 이번에는 이 고양이가 도움받을 기회를 제가 줄이는 것 같았습니다. 홈과 이상형 월드컵의 노출 기준을 정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이런 도덕적 딜레마였습니다.입양을 우선하는 노출 기준퍼스트프렌드는 함께 살아갈 동물을 찾는 사람과..
D의 말 잘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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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D가 말을 잘하는 법을 물었다. 나는 무슨 말인가 싶었다.D와는 늘 대화가 잘됐다. 상대의 말을 귀담아듣고, 적절한 순간에 반응할 줄 아는 친구였다. 무언가를 신나게 이야기하다 보면 듣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을까 신경 쓰일 때가 있는데, D와 있을 때는 그런 걱정을 별로 하지 않았다. 어떤 상황에서 말을 잘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취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D의 옆자리에는 마흔대 상사가 있었다. 내성적인 사람이지만 먼저 말을 걸어오곤 한다고 했다. 신입을 챙겨주려는 것 같아서 D도 대화를 받아주고는 있는데, 이야기가 좀처럼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상대가 말을 하고 싶어 한다는 건 알겠는데, 자신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너라면 별문제 없을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다가 지난 날의 대화..
퍼스트프렌드를 앱 대신 웹으로 만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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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Friend
앱에서 웹으로 바꾼 이유퍼스트프렌드는 처음에 앱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개발 난이도와 이용자의 사용 경험을 생각했을 때 앱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서비스를 어떤 경로로 알릴지 생각하다 보니, 동물을 보려는 사람에게 앱 설치부터 요구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하게 됐습니다.퍼스트프렌드의 첫 번째 원칙은 보호소 동물과 입양 희망자 사이의 불필요한 허들을 줄이는 것입니다. 관심 가는 동물이 있어 링크를 눌렀는데, 스토어에 들어가 앱을 설치해야 사진과 정보를 볼 수 있다면 그 과정에서 관심이 끊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그래서 앱으로 시작하려던 계획을 바꾸고 웹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인스타그램에서 시작해 가족에게 전달되는 링크처음부터 퍼스트프렌드를 알릴 곳으로 인스타그램을 생각했습니다. 검색으로 ..